원재는 Allitla Marcel로 2013년 프랑스에 개봉된 코미디 영화로 상영당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실뱅 쇼메라는 감독이자 각본까지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2014년 개봉하였는데,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어릴 적 부모를 여윈 ‘폴’은 말하는 법을 잃게 되고, 그 후 두 이모와 같이 살고 있으며 이모들이 폴을 세계적 피아니스트로 만들려하나 33살까지 댄스교습소에서 연주를 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우연치 않게 방문하게 되며 과거의 상처를 떠올리게 되는 스토리의 영화이다.
간략한 스토리 전개로는 성장영화의 그저 그런 스토리가 아닐까를 예상할지 모른다. 그러나 영화는 장면마다 주는 색채감과 공간구성의 감각적 연출로 시각을 자극하는 흐름과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폴의 피아노 연주가 청각을 자극하며 신선한 흐름이 이어진다. 또한 영화의 절정에 다다르기까지 주인공의 목소리를 한 마디도 들을 수 없다는 것도 그저 그런 성장영화와는 색다른 연출로 다가왔다. 결국은 상처로 남은 기억을 마담프루스트를 만나 마치 최면에 걸린 듯 봉인이 풀리게 되어 진다. 마치 다른 듯 같은 기대를 품고자 했던 이모들과 어디로 향해 가야할지를 찾아가고 있던 폴의 기억의 끄트머리를 마법처럼 한 순간에 풀려지는 ‘폴’의 한마디. 궁금하다면 영화를 다시 한 번...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남을 만큼 치유적인 장면이었다.
케릭터가 가진 상징적인 풍자와 스토리를 통해서 풀어가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와 하고자 하는 이야기. 과거의 상처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폴을 통해서 볼 수 있는.. 힐링 가득한 영화이다.
심리학적으로 보자면
과거의 상처가 일으키는 파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증상 및 여러 가지의 개념이 연결된다. 그 중 정신의학적 용어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또는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소개코자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정신적 외상)를 경험하고 나서 발생하는 심리적 반응을 말한다. ‘정신적 외상’이란 충격적이거나 두려운 사건을 당하거나 목격하는 것이다. 이러한 외상들은 대부분 갑작스럽게 일어나며 경험하는 사람에게 심한 고통을 주고 일반적인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압도하는 증상을 보이게 된다.
특히나, 영화와 같이 어린 시절에 경험한 외상적 사건은 생애과정에서 인격형성을 하는 부분에 심각하고 침투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고귀한 가치를 가진 원석이 그 진가를 드러낼 기회가 생기기도 전에 훼손되고 쓸모없게 되어지는 것과 같다. 그러기에 아주 어린 시절 경험한 외상적 사건일수록 빠르고 전문적이며 지속적인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
외상 이후 대부분은 ‘스트레스 반응’을 겪게 되는데 회복은 갑자기 완치된다거나, 사고를 완전하게 잊게 된다는 것이 아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어 가듯이 자연스럽게 회복하게 되지만 특별한 재해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이거나 빈번하고 무차별적이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어 전략이 마련되지 않은 채 일어나는 외상적 사건은 의학적으로 정의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심각한 스트레스 반응 및 적응력이 결여된 대처양식을 갖게 되어지게 된다.
대인관계나, 직장, 중요한 활동 등에 큰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체계적이며 전문가적인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폴은 잊고 살았던 아픈 기억의 퍼즐이 맞춰진 후 어떤 삶을 살았을까.... 기억을 마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되어 폴의 인생을 바꾸었을까..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영화이야기 꾼 / 파이심리상담센터 상담원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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