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딸에게
- 양희은 -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 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난 한참 세상 살았는 줄만 알았는데 아직 열다섯이고
난 항상 예쁜 딸로 머물고 싶었지만 이미 미운 털이 박혔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알고픈 일들 정말 많지만
엄만 또 늘 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내 마음의 문을 더 굳게 닫지
공부해라 그게 중요한 건 나도 알아
성실해라 나도 애쓰고 있잖아요
사랑해라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나의 삶을 살게 해줘!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내가 좀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던 걸 용서해줄 수 있겠니
넌 나보다는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약속해주겠니
랄 라랄 라랄 라랄 라랄 라랄 라라 라랄 라라 라랄라
랄 라랄 라랄 라랄 라랄 라랄 라라 라랄 라라 라랄 라랄라
마치 엄마의 일기장을 훔쳐본 듯한 가사와
나의 어린시절을 갖다 붙여놓은 듯한 딸의 속마음이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결혼하고 나서야.......... 아이를 낳고 나서야..............
내가 학부형이 되고 나서야.........
조금씩 다시 보이는 엄마라는 자리...........
우리 아이는 나라는 엄마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요..........?
그리고 우리 엄마는 나라는 딸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어느새 노년이 된 엄마와, 앞으로 나이 먹어갈 내 모습, 자라나게 될 우리아이들 모두 가장 원하는 것은
큰 것이 아니라 함께했던 순간들을 추억으로 남기고 더 많은 사랑을 전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상처받은 어린시절,
표현하지 못했던 진심,
드러내기 힘든 내 마음들을 아껴놓지 마시고
나를 위해 시간을 쓰고, 소중한 순간을 위해 내면에 집중하는 좋은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의 마음을 보듬어주기 시작하면, 나처럼 어렸던 나의 자녀가 보이고, 나의 자녀의 마음을 같은 높이에서
바라보게 되면, 이해되지 않았던 엄마의 마음이 느껴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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