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모자라 숨다 들켜버린 적이 있어. 그 때 그 날의 느낌이 난 계속되는 것 같아."
로시는 이렇게 노래를 시작한다. 아리송했다. 도대체 무슨 느낌 이길래, 그냥 '그 때 그 날의 그 느낌'이라고만 표현하는 걸까. 슬프거나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기쁘거나 뭐 이런 분명한 감정이 아닌, '그 느낌'이라니 얼마나 복잡한 감정인지 무척 궁금했다.
다음 소절 로시는 이렇게 이어간다. "한 걸음씩은 느린 난 네모난 돌멩이처럼 아무리 요령을 피워 봐도 다 들키곤 했어." 이제 감이 왔다. 무언가 들킨 것 같은 그 느낌. 요즘 내가 느끼고 있는 바로 그 기분이었다. 타인이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기로 결심한 후, 누구를 만나고 무언가를 할 때마다 느껴지는 이 오묘한 느낌. 타인에게 비춰지는 나의 진짜 모습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길을 잃은 것 같은
수수께끼 같은 그 기분
익숙한 곳에서도 난 가끔 혼자가 된다
너에게 내 맘이 보인다
하나 둘, 셋도 세기 전에
한 걸음도 못 떼고 멍하니 널 보며 서 있다
내 안의 소리가 들린다
심장을 손에 쥔 것처럼
바보 같겠지 만은 이게 내 마음인 거야
하루쯤은 누구보다 더
멀리 달려가고 싶어
남의 그림자를 밟지 않고 태양을 보면서
너에게 내 맘이 닿는다
하나 둘 모아둔 말들이
허둥대지 않고 난 너를 바라보며 서 있다 (너를 바라본다)
나에게 네 맘이 들린다 (네가 웃어준다)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너무나 선명해서 꿈인 줄도 모르고 (너를 불러본다)
그날을 기다려 난." - 로시 '술래' 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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