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아지경에 빠진다. 무언가에 흠뻑 빠져 있는 심리적 상태
초기 인본주의자들의 접근 방식에 의해 영향을 받은 현대의 가장 중요한 심리학자 중 하나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미국의 심리학자이며 긍정심리학이라는 최근의 심리학 분파의 일원으로 베스트셀러 '몰입의 경영',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이자 '몰입(flow) 이론'의 창시자이다. 그의 ‘몰입’ 개념은 ‘무언가에 흠뻑 빠져 있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심취한 무아지경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권석만, 2008). 칙센트미하이가 제시한 몰입의 개념은 본래 예술가나 과학자 같이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 중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어떤 다른 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고, 그 자체의 즐거움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유래되었다. 몰입은 일상생활, 스포츠, 여가활동, 교육학, 창의성, 컴퓨터, 동기이론, 경영학을 포함한 다양한 상황에서 실증되었다. 몰입현상이 촉진되는 조건으로는 과제의 난이도가 개인의 기술과 능력수준에 적절하고, 뚜렷한 목표가 있으며, 피드백이 분명하고 즉각적으로 주어질 때 등을 들 수 있다.
칙센트미하이교수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기 위해 1970년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조사하였다. 교수는 인간의 뇌는 목적이 없으면 우울해진다고 설명하며 '행복하려면 몰입하라'를 강조하였다. 무엇인가에 몰입하고 있을 때는 자신이 행복한지 아닌지 모르지만 몰입하는 동안 자아가 확장되고 잠재력이 발휘되면서 그 상황이 끝나고 나면 평상시에는 못하던 것을 해냈음을 알게 되고,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하며 무엇인가에 몰입하는 것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라고 하였다. 그는 사람, 영역, 활동분야를 포함한 세 갈래의 창의성 체계 모델을 제시하면서 창의성을 특별한 사람이나 생산품의 특징으로서가 아니라 사람, 생산품 그리고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보았다. 인간(I: 영재성,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소질)과 영역(D: 개인의 소질을 교육, 훈련, 개발할 수 있는 소질), 분야(F: 훈련받은 개인의 소질을 사회 속에서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나누었고, 3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이 된 경우 창의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IDF가 모두 충족되어진 예를 들어보면 피카소를 뽑을 수 있다. 피카소는 스페인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입체파 화가이다. 프랑스 미술에 영향을 받아 파리로 이주하였으며 르누아르, 툴루즈, 뭉크, 고갱, 고흐 등 거장들의 영향을 받았다. 그가 남긴 회화, 소묘는 방대한 수에 이르지만 조각, 포스터, 판화, 도예의 작품도 많으며, 각 영역에서 뛰어난 독창성을 발휘하였다. 또한 시나 희곡 등의 문학적 작품도 있다. 바르셀로나와 남프랑스의 앙티브, 파리에 그의 개인 미술관이 있다. 그는 입체주의 양식(입체파: 큐비즘, 여러 시점이 하나의 평면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창조했으며 20세기 최고의 거장이 되었다.
▮ 아우구스트 케쿨레의 뱀의 사슬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그의 저서 [지혜의 심리학]에서 창의적이라 함은 기본적으로 무언가 색다르고 비상식적인 것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무슨 뜻일까? 화학분야에서 창의적으로 손꼽히는 아우구스트 케쿨레는 오랫동안 벤젠의 본질을 밝히기 위해 연구했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던 어느 날, 피곤함에 지쳐 잠에 빠져 자는데 뱀이 자기 꼬리를 무는 꿈을 꾸었다. 그는 뱀의 사슬에서 힌트를 얻어 벤젠의 구조가 직선 형태에서 탈피해 고리 모양임을 생각해냈다. 고리 모양의 분자 구조식은 순환하는 형태이고 벤젠의 핵심 물질이었던 것이다. 다른 화학자들이 같은 꿈을 꾸었다고 해도 문제 해결로 연결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화학 역사상 창의적인 발견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창의적 생각은 없는 것이 아니라 ‘꺼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창의성에 대해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거창한 말보다는 우리 생활에서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말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 글을 쓰고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추상적 사고의 결과인 모호한 말과 생각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 추상적으로 사고하기 위해 습관과 환경 외에 동기 적 요소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동기는 창의적 성과를 이루어내는 습관들과 잘 맞아야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 호모 사피엔스 VS 로봇 사피엔스
요즘은 창의적 인재에 대한 요구가 점점 커지는 추세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선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대뇌피질 속 시냅스의 밀도가 희박하다. 이유는 인간은 어떠한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시냅스가 형성되고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제 태어난 아기는 부모님과 교감하고 주변의 환경에 반응하며 인간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쓸 때마다 대뇌피질 속에서 필요한 시냅스 건물들이 지어지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들은 대뇌피질 속에서 커다란 도서관이 지어진다. 창의적인 작품이 나오기까지 한 개인은 소질, 능력, 유전에 따라 한 분야를 끊임없이 학습하며 노력하고, 연구한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그 분야 최고 전문가 집단의 피드백과 인정을 받으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또 새로운 문제를 또 만들어낸다.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오고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 개인은 사회 속에서 점점 일반화되어 간다.
심리학의 대표적 발달이론을 구축한 심리학자 비고츠키는 창의적 사고의 본질을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다. 비고츠키는 어린이의 상상놀이가 어른의 성숙한 상상으로 이어지며 그것이 모여 대수롭지 않은 조각들을 결합시키는 집단의 창의성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많은 부분들이 알려지지 않은 발병가들의 노력에 의한 것인지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하빌리스,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 호모사피엔스의 진화 과정을 거쳐 왔다. 호모하빌리스는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란 의미로 기원전 2500만 년경 나타났다. 호모에렉투스는 언어와 불을 사용했다. 20만 년 전에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났다. 사피에스란 '지혜롭다"는 뜻이며 이들은 현생 인류의 직접 조상이다. 집단이라는 공동체 생활을 창조해 내고 ‘돌로 만든 칼날’이라는 도구를 창조해냄으로써 사냥을 하면서 생존할 수 있었다. 살고 있는 시대와 환경은 다르지만 사회는 인간에게 끊임없이 창의적인 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인공지능 AI가 사회 속에서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간의 직업을 장악하고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다. 로봇공학자들은 호모 사피엔스를 대체하는 '로봇 사피엔스'의 등장이 멀지 않았다고 한다. AI기술은 나날이 발전되어 가고 있고, 정보가 넘쳐나는 지식기반 사회에서 이제는 한 명의 천재가 혁신적인 패러다임을 이루기 어렵다. 이것은 우리가 4차 산업 혁명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인의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집단에서의 협력 또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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